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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존재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입니다.

그것은 소통입니다.”

 

소설가 김훈

2007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의

특별강좌로 마련된 대담에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관련해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라는

이문재 시인의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이는 미국의 언어학자

윌리엄 드와이트 휘트니가 이해한 언어 개념,  

인간 사회에서 주로 생각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입으로 발화되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기호 전체”,

따라서 생각을 나타내는 소리 기호 와 비슷하다.

 

이들은

언어의사소통과 연결시켜

범위를 한정하는 방식으로 이해했는데,

이는 의사소통초점을 두고 있는

최근의 언어 진화에 관한 많은 추측과 유사하다.

 

언어가 존재하는 목적은 의사소통이라는 관점은

언어는 존재하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엄 촘스키는 이렇게 비판했다.  

우선

언어가 목적을 갖는다는 생각 자체가 이상하다.

언어인간이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물학적 실체.

시각 계통이나 면역 계통,

소화기 계통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촘스키는 언어와 관련해

다음의 두 가지 근본적인 사실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켰다.  

 

첫 번째정신문법에 관한 것이다.  

촘스키

어떤 사람이 내뱉는 문장이

우주 역사상 최초로 출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어조합이라는 점을 근거로,     

우리 두뇌에는

유한한 단어들의 목록으로부터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근본적인 사실 

어린아이들이

모든 언어들의 문법에 공통된 하나의 설계도,

보편문법을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린아이들은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도, 

이 복잡한 문법을 재빨리 전개해 

난생처음 보는

새로운 문장구조들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1994,

캐나다의 심리학자 스티븐 핑거

『언어본능』에서 촘스키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

 

언어는 시간 읽는 법이나

연방정부 운영 방식을 학습하듯이 학습하는

문화적 인공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뇌의 생물학적 구조의 일부다.”

 

핑거에 따르면,

언어문화의 발명품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언어정교하게 설계된

생물학적 본능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정규교육이나 의식적 노력 없이도   

어린아이에게서

자연발생적으로 발달한다는 점에서,

(사실,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언의 문법지식은

문법 교본보다 훨씬 정교하다.)

그리고

논리에 대한 자각 없이도

자연스럽게 전개된다는 이유에서 그렇다.  

 

스티븐 핑거

인간의 언어 본능을 거미의 거미줄 치기에 비유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  

천재 거미의 발명품이 아니다.  

거미줄을 치는데

적성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은

단지 거미가

거미의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뇌가

거미에게 거미줄을 치도록 충동하고,

그 일에 집요하게 매달리게 만드는 것이다.  

 

언어가 존재하는 목적은 의사소통이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촘스키

언어의 기능의사소통이라고 보는 것은

도그마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언어가 이따금

의사소통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언어에서 언어 처리,

언어가 외적으로 표출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그 중에서도 의사소통훨씬 지엽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언어를 사용해도 

마음 속 대화처럼,

외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65,

『통사론의 여러 측면』에서

노엄 촘스키

I-언어E-언어의 개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I-언어

사고 처리를 위한 개념-의도 접합면

(개념-의도 접합면은

언어와 사고의 연결을 가리킨다)

생각의 도구로 파악하고,

이를

지식(competence)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이는

갈릴레오, 데카르트, 훔볼트, 다윈으로 이어지는

언어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방식이자,

언어의 가장 근본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I 

개인적(individual),  

내재적(internal),  

내포적(intentional)이라는 뜻이다.   

 

촘스키

언어 사고의 대부분

겉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의 언어가

오직 I-언어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E-언어

외적 표출(externalization)을 위한

감각운동 접합면,

(감각운동 접합면은

생각과 소리의 연결에 해당한다)

의사소통의 도구로 파악하고,

이를 인간의 언어 수행(performance)

의미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여기에서

E외재적(external)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전체 언어에서

언어의 외적 표출은 드물게 사용되고,

소설가 김훈

언어가 존재하는 유일한 목적이라고 말한 소통

이보다 훨씬 드물게 이루어질 뿐이다.  

 

수면 밖으로 보이는

10%의 빙산의 일각

물속에 잠긴

90%의 거대한 빙산

쉽게 간과하게 만드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그 기저에 자리잡은 원리에 대해

극심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물론,

우리는 언어를 가지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언어를 가지고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언어를 가지고 생각한다.

 

1991,

송도익,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문장을 남겼다.

언어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고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구.”

 

거듭 곱씹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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