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항해술 (어슐러 K. 르 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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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의 WIM (Wisdom Insight Mind)님: “글쓰기의 항해술, 어슐러 K. ᄅ

글쓰기의 항해술

어슐러 K. 르 귄


3장 문장 길이와 복합문


‘화려하게 쓰기’에서 말했듯이
서사문 문장의 주요 의무는
다음 문장을 이끄는 일이다.
이 기본적이고도 보이지 않는 일 말고도,
서사문 문장은
아름답고 놀랍고 강력하고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무한정 일구어낼 수 있다(모든 예시문들을 보라.).
하지만
서사문 문장의 기본적인 기능은
이야기를 흘러가게 하고
독자가 이야기와 함께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문장의 리듬은 글 전체의 리듬의 일부다.
즉 문장의 모든 특징은
글 전체의 특징과 어조의 일부분이다.
서사문 문장의 리듬이
너무 예측 불허거나,
너무 인상적인 정도로 아름답거나,
직유나 은유가 너무 눈부시게 빼어나면,
독자는 읽다가 말고
‘우와, 와아!’라고 소리치게 되기까지 하지만,
이는 이야기에 제대로 기여할 수 없다.
시는 그렇게 해도 된다.
시는 눈에 보이게, 즉각적으로 눈부실 수 있다.
시에서는
몇 단어만으로도
독자가 숨을 멈추고 눈물이 글썽이도록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산문은 대개
산문에 적합한 아름다움과 힘을 더 깊은 곳에 두면서, 글 속에 총체적으로 숨겨놓는다.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장면-배경, 인물, 사건, 상호관계, 대화, 감정이다.
...
노래가 흘러가고, 말이 뛰고, 이야기가 움직이는 것은 리듬 때문이다.
산문의 리듬은 문장 길이와 관련이 많다.
그러므로
서사문 문장의 핵심적인 측면은,
지루하게도 문장의 길이에 있다.
...
매우 짧은 문장들은
단발적으로 나오든 연속적으로 이어지든간에
올바른 장소에 쓰인다면야 무섭도록 효과적이다.
그러나
순전히 짧고 간단한 구문의 문장으로만 쓰인 산문은
단조롭고, 고르지 못하고, 날이 무딘 도구다.
짧은 문장으로만 된 산문이 무척 길게 이어지면,
쿵 쿵 하는 박자 때문에
그 내용과는 상관없이 단순하게 들리고
얼마 안 가 지루하게 느껴진다.
...
긴 문장, 복문, 종속절,
그 외의 모든
구문론적 틀(armature)로 주로 쓰인 서사 산문은
오늘날 매우 드물다.
...
매우 긴 문장을 쓰려면
여러 측면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다루고 튼튼하게 구축해야만 한다.
문장들이 명확하게 연결되어야만
독자를 데리고 수월하게 흘러갈 수 있다.
...
긴 문장과
경탄스러우리만치 유연하게 연결되는
복문을 피해버리면,
당신 글의 핵심적인 강점을 박탈하는 셈이다.
서사가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연결성이다.
스트렁크와 화이트가 말하듯
문장길이는 다양할 필요가 있다.
모두 짧기만 하면 따분하게 들릴 것이다.
모두 길기만 하면 답답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