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졌다
벚꽃이 졌다. 인생이란 게 이런 걸까. 커다란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한 송이의 꽃에 불과한 게 우리 인간의 삶인데, 영원히 피어 있으려고 욕심을 부리고땅에 떨어지지는 않을까 공포에 휩싸인 채 피어 있는 순간에도 노심초사하는, 인생이란 게 이런 걸까. 사철 피어 있는 꽃은 없고, 떨어진다고 해서 꽃의 가치가 반감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굳이 영원히 존재하려고 욕심을 낼 이유도 허무에 사로잡힌 채 공포의 노예로 전락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기만 하면 된다.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있을 때인지, 아니면 가야할 때를 알고 소리없이 떨어져야 하는지. 벚꽃은 졌다.
생각(Thinking)
2020. 4. 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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