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본질은 취사선택이다
경영학은 본래의 전공 분야와는 무관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분야 가운데 하나 라고 여겼기 때문에,
지난 15년 간 족히 5백 여 권은 읽었던 것 같다.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게리 해멀,
세스 고딘, 오마에 겐이치 등의 사상가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허브 켈러허,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나모리 가즈오,
손정의, 마윈 등의 경영자들의 책을
병행해서 읽어 온 경험을 토대로,
현 시점에서 경영학을 정의하자면,
'취사선택' 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집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좋은 것, 쓸 만한 것은 남기고,
나쁜 것,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것은 버리는 학문이
경영학이고,
이를 응용해서 운영하는 행위가
경영 이라는 말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 위에서 연속적인 취사선택을 단행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일구어가는 경영자의 모습은,
흡사
격랑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신체 감각을 섬세하게 단련함으로써
곡예하듯 파도 위를 소요하는
서퍼의 행위처럼 보인다.
경영자나 서퍼가
제 아무리 탁월한 역량을 보유해도,
기업이나 서프보드가 아무리 견고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단 한 번의 취사선택 만이라도 실패한다면
기업은 그 즉시 사멸에 이르고 말 것이다.
인간의 삶이
생노병사와 불안, 두려움의 연속이듯,
경영의 실체도
인생사를 관통하는 원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취사선택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학자의 문제 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을 겸비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을 어루만지는
생업의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취사선택의 맞은편에는
현실의 대척점인 영원의 세계,
다시 말해
도업의 길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이 세계는
무언가를 취하지도 탐하지도 않는 세계라 하여,
불취불탐의 영역이라 부른다.
인간은
삶을 위해
취사선택이 불가피하지만,
불취불탐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죽음도 준비해야 한다.
하나의 인간 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모순되는 두 세계를 녹여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