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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Thinking)

거리를 유지한다

Wimacademy 2018. 1. 8. 23:04


인생이
특별히 행복해야 한다고 믿지는 않는다.

일단 생명을 부여받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부자와 빈자,
권력자와 소시민,
지식인과 무학문맹,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늙고 병들어 사멸에 처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원한적  없는,
시지프스의 바위와 같은
온갖 거추장스러운 의무를 이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고,
에너지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이라고 다를까?

나머지 시간의 대부분도
쟁투하고, 질투하고, 중상하고, 비방하는데
소모하는 인간들이
절대 다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생에서
(금전적인 의미가 아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은 극미하다.

남극이나 북극은 아닐지라도,
세상과 약간의 거리를 둔 채,
혼자서
미로 속을 헤쳐나가는 인간이 되기로 했다.

암운이 감도는 적막강산에
홀로 덩그러니 처한 채,
내면의 고독과 대면한다면,
비록 성인이나 현인의 전유물인
투철한 일척안을 얻기는 극난하다 해도,
인생에 대한 감식안을 가진
구안지사는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도시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산중턱에 오두막집을 짓고,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적인 인간이 되기로 했다.

너무 가까운 관계는
집착이나 증오심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요한 페터 에커만의
<괴테와의 대화>에서
괴테는
타인과 약간의 거리를 두라고 제안한다.

"다른 사람을
 나에게 동조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
 나는 인간을 자립적인 인격체로 간주해왔다.
 인간을 탐구하고
 독자성을 알려고 노력해왔지만
 그들에게 동정을 얻으려 하지는 않았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서로가 아름다워 보일 만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적정선을 넘는다면,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라 할지라도,
 추한 모습을 발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타인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거리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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