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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을 능숙하게 하지 못했다.
내 머릿 속에는 항상
언어가 아닌 그림이 있었고,
그림을 언어로 변경하는 작업은
생각 만큼 쉽지 않았다.
머릿 속에 있는 시각 언어를
문자 언어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간신히 우리말 어순에 맞춰 말을 해도
남들이 보기에는 말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렸다.
나는 지금도 말하는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내 사고 구조가
부분을 분석하는 문자 언어 보다는
전체를 직관하는 시각 언어에 가깝다는 사실 말이다.
언어를 예로 들면
분석적인 특징을 가진
인도유럽 언어 보다는
직관적인 성향을 보이는
한문이나 우랄 알타이어 계통에 가까운 것이다.
십수 년간
논리학과 철학을 공부했지만
기질이 여전히 예술가에 더 가까운 것을 보면,
인간은 타고난 기질을 따르는 편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부자연스럽게 역류하는 분수 보다는
자연스럽게 낙하하는 폭포수처럼 말이다.
언어로 사고하기 보다는
그림으로 사고 하고,
분석하기 보다는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나에게 적합하다면
그렇게 하자.
내 몸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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