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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
버스나 지하철은 비교적 편리하다.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만 정확히 알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문제는
편리함에서 기인한다.
지하철과 버스는
우리에게
실수할 기회, 실패할 기회를 철저하게 박탈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물리적 감각을 단련할 기회를 앗아간다.
시행착오가 야기하는 문제점을 상쇄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를 빼앗아간다.
지하철과 버스는 노선 대로 운행한다.
경로를 이탈하는 법이 없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 엄수도 비교적 철저한 편이다.
노선표 대로 운행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실제로 그런 인생을 향유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생사는
잦은 경로의 이탈과 시간 초과가
일상 다반사다.
인생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도,
네비게이션도 없다.
따라서
그 누구도 인생을 가르칠 수는 없다.
다만 직접적인 경험과
독서를 통한 추체험에 대해 언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역할은 거기까지다.
노선표가 없는 오지 탐험에
노선표를 들이미는 것은 전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현실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아 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수밖에는 달리 길이 없다.
이탈할 준비를 하자.
시행착오를 할 준비를 하자.
그것이 젊은 날에 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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