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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 이뤄지는 모든 판단은
마치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인간이란 존재는
그다지 현명하지 않아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모른다”가 아니라 “알 수 없다”는 것,
이게 지난 30여 년을 반추해 보면서
내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이다.
“정답” 같은 건 애시당초 없었을지도 모르고,
“해답”도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에,
그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한편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그들의 고견을 들으면서
제 3지대로 조금씩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모르겠다.
아니 알 수 없다.
어디로 갈지.
이 길이 어디에서 끝날지.
다만,
그 길을 가는 도중에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모든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가야한다는 사실밖에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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