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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Thinking)

자기 발밑을 잘 살피라

Wimacademy 2018. 11. 3. 00:14



집으로 오는 길에
가끔 외국인 관광객을 만난다.
그들(또는 그녀들)은 대개
한 손에는
영어나 일본어, 또는 중국어로 쓰여진
지도 한 장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든 채,
두리번거리면서 길을 찾곤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가끔은 내가 먼저
길을 찾아 헤매는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지도나 스마트폰 앱으로 목적지를 가리키며,
영어나 일본어로
그들이 가야 할 목적지를 물어오는 사람도 있고,
여행용 책자를 통해
기본적인 인사말과 회화를 익혀와서
자신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물어오는 외국인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도나 앱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리키며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OO에요.” 라고 말문을 연다.

그런 다음
“도보로 직진 방향 300미터를 가면
오른쪽에 목적지가 있습니다.”
하는 식으로 설명을 한다.


왜 그런 식으로 설명을 한 걸까?

사실 왜 그랬는지는 잘 몰랐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없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선종에는
각하조고 라는 말이 있다.
자기 발밑을 잘 살피라는 뜻이다.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활로를 모색하기 전에
가만히 멈춰 서서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자문하기보다는
무턱대고 먼저 행동에 착수하는 우를 범하고 만다.

내가 서 있는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를 알지 못하면,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생에서
방황을 하다 길을 잃는다면,
잠시 멈춰 서서
지금 자신이
어떤 상황해 처해있는지,
어디쯤에 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방향성은 상실한 채
갈급함과 성마름으로
속력만 높였다가는
그간의 노고가 헛수고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각하조고.
무엇보다 먼저
자기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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