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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Thinking)

답 없는 질문

Wimacademy 2018. 11. 10. 00:29


유년 시절부터
정답이 있는 질문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었던 탓일까.

서른을 제하고도
다섯 손가락을 더 펼쳐야 하지만,
생득적인 기질을 변화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아니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서,
여전히
정답이 없는 질문,
어쩌면 해답의 실마리조차 발견할 수 없는
우매한 자문을 연신 반복하는 게
나 라는 인간이 일상의 과업으로 삼는 일이다.

좋게 말하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사색가지만,
나쁘게 말하면
망상에 사로잡혀
인생이라는 식량을 거덜내는 몽상가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마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탓인지,
탁트인 창해를
반쯤 풀린 두 눈으로 넋놓고 바라보는 게
소년 시절의 유일한 위락이었던 탓인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아무튼
텅빈 시간과 옅은 공간을
농밀하게 만들어준 건 공상이었고,
그 가운데 절반은
부지불식간에 엄습해오는 삶에 대한 무상감이
나머지 반은
회백색으로 덧칠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절정에 도달하자마자
검붉게 쇠잔해진
늦가을의 단풍을 보고 있자니
삶에 대한 무상감을
일 찰나라도 떨치기 어렵지만,
지금 내가 그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암중모색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주는 하중을 너끈하게 견딜 수 있는
강인하게 단련된 마음과,
비록 마음 한 구석에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어도
불안과 여유가 기막히게 동거하는
모순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게 아닐까.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두 손가락으로
아이폰 자판을 연신 두드리며
오늘도
답 없는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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