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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마음의 혀다.”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테스

(Miguel de Cervantes Saavedra, 1547~1616) 

『돈키호테』 에서 말한 것처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만 있는 게 아니라, 도 있다.

 

생각로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 문장 숙련공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생각하는 기술

글 쓰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충분조건에 해당한다.

그 이전에 먼저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필요조건에 해당하는 게 뭘까? 

바로,

생각과 글 사이에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는 일이다.

 

작가로서 내 평생의 신념은 

좋은 글에는 좋은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16년 동안

설명적 글쓰기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역사학자

리처드 마리우스

(Richard Curry Marius, 1933~1999) 

『글 잘 쓰는 법』(A Writer’s Companion)에서

이런 문장을 남겼다.

 

실제로, 생각과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가 없고,

상호 의존하는 관계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생각과 글쓰기는 

어떤 방식으로 상호 의존하고 있을까?

다시 말해,

생각과 글쓰기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관점,

,

이미 정리된 생각 

이라는 도구를 빌려

단지 표현하기만 할 뿐이라는 관점과,  

이전에는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엉켜있던 생각이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질서와 체계를 갖춘다는 관점이 존재한다.

 

나는

첫 번째 관점을 생각중심 사고방식,

두 번째 관점을 표현중심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먼저, 생각중심 사고방식부터 살펴보자.

생각중심 사고방식

글쓰기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생각이고, 

표현

부산물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는 사고로,  

먼저 생각정리하고 난 후에야,

표현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생각을 가다듬기 전에는  

글쓰기에 들어갈 수 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서,

구상을 좀더 단단히 하거나    

논리를 보다 정교화한 후에

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이를 로 옮긴다.  

 

다음의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글을 쓴다는 것은

90퍼센트의 싱크 탱크와

10퍼센트의 잉크 탱크이다.

하나가 잘 돌아가면

다른 하나가 더렵혀질 리 없다.” 

 

당신도 아마, 

『어느 광고인의 고백

Confessions of an Advertising Man에서 

현대 광고학의 아버지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 1911~1999)

한 이 말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오길비가 남긴 이 문장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번역해 보자.

 

먼저,

글을 쓴다는 것은

90퍼센트의 싱크 탱크와

10퍼센트의 잉크 탱크이다.” 라는

첫 번째 문장부터 살펴보자.

 

이 문장을 쉽게 바꿔보면 다음과 같다.

글쓰기에는 

생각표현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이 가운데

주인공생각이고, 표현신하에 불과하다.

이것을 대략적인 비율로 환산해보자면,

생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정도 되고,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0%에 불과하다. 

 

하나가 잘 돌아가면

다른 하나가 더렵혀질 리 없다.”

두 번째 문장을 번역하면 어떨게 될까? 

아마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생각명료하다면, 표현장황해질리 없다.

왜냐하면,

생각(원인)(결과)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어떤가?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처럼 들리는가?

아니면, 꽤 그럴듯하게 들리는가?

 

물론 그가 말한 것처럼,

사고력글쓰기 능력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능력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윌리엄 진서

(William Knowlton Zinsser, 1922~2015)

생각표현에 우선한다는

생각중심 사고방식을 지지한 인물이다.

1976,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On Writing Well)에서 

이렇게 썼다.

 

명료한 생각이 명료한 글이 된다.

 하나가 없이 다른 하나는 있을 수 없다.

 생각이 흐리멍덩한 사람이

훌륭한 글을 쓰기란 불가능하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말에 동의하는가?

나는 그가 한 말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

생각이 명료해야 도 명료해진다.

생각 사이의 인과 법칙에 따르면, 

생각(원인)이 명료하지 않은데,

(결과)이 명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치, 

사업 계획이 명료하지 않으면,

실행을 정확하게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생각이 명료하지 않은 사람은

기껏해야 불명료한 글만 쓸 뿐,

결코,

명료한 글이나 훌륭한 글을 쓸 수는 없다. 

 

윌리엄 진서 

그의 다른 저서,

『공부가 되는 글쓰기』(Writing to Learn)에서   

이런 생각을 한층 더 구체화시키고 있다.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스스로를 강제할 때만

 명료한 글을 쓸 수 있다. 매우 단순한 이치다.

진정한 어려움은 글쓰기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있다.”

 

그는 여기에서,

그가 매우 단순한 이치라고 표현한,

생각하기와 글쓰기의

인과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생각명료하게 하기 위해 애쓸 때, 

명료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하기와 글쓰기 사이에 성립하는]

인과 관계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생각하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진정한 어려움은

글쓰기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이것을 앞의 두 문장,

그러니까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스스로를 강제할 때만

명료한 글을 쓸 수 있다. 매우 단순한 이치다.”

연결시켜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 해당하는 생각하기에 있다.

왜냐하면,

생각을 명료하게 하는 것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명료하게 하기 위해 애쓸 때는  

명료하게 쓸 수 있고,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때는   

명료하게 쓸 수 없다.  

 

미국 광고인

핼 스테빈스(Hal Stebbins, 1893~1976)  

『카피 캡슐Copy Capsules에서 

이와 비슷한 문장을 남겼다. 

 그의 문장을 잠시 빌려오겠다.

 

카피를 쓰는 것은 쉽다.

 카피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생각이 분명하면, 카피는 저절로 써진다.”  

 

스테빈스에게 빌린 세 문장 가운데 

앞의 두 문장

(카피를 쓰는 것은 쉽다

     카피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윌리엄 진서의 마지막 문장

(진정한 어려움은 글쓰기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있다.”)과 거의 유사하다.

,

우리가 글을 쓸 때 느끼는 어려움은  

글쓰기 그 자체가 아니라,

생각하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이다.

생각을 분명히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스테빈스의 마지막 문장

(생각이 분명하면, 카피는 저절로 써진다.”)

보다 더 간단하다.

생각만 분명하다면 글은 저절로 써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글쓰기는 그야말로 고역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생각을 분명히 하는 게 왜 어려울까?

 

진서스테빈스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인간은   

선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비선형적으로 사고한다.

이 말은, 선천적으로 인간은    

하나의 생각을 중심으로  다른 생각을

순차적, 논리적,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존재가 아니라,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혼돈과 무질서 상태에서 생각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그래서,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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