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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요트부가 있었다.
2학년 때 같은 반에 배정된 친구 중에는
전국 대회에서 줄곧 1등을 차지할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가진 요트 선수가 있었다.
그 친구의 전언에 따르면,
요트는 역풍을 가르고 전진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훈련이 필요한 고통스러운 운동 종목이라고 한다.
역풍을 가르고 전진한다는 그의 말에
요트가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역풍을 거스른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약동하는 생명력'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강이나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만 봐도 그렇다.
팔팔한 물고기는
순류를 타고 유영하는 편리한 방법을 채택하지 않고,
세파를 역류하는 험난한 여정을 선택한다.
잉어는 한술 더 떠
역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깎아지른 듯한 난공불락의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모험을 감행하기까지 한다.
순류를 따라 유영하는 부류는
기력이 쇠잔해 죽음을 목전에 둔 물고기나
이미 사멸에 다다른 물고기에 한정될 뿐이다.
순류와 역류의 이치는
인간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순풍에 돛을 달고 뱃놀이를 하듯,
순경 속에서 무사안일하게 안주하는 사람은
예기치 못한 난항을 겪으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몰락할 가능성이 크다.
돛단배형 인간은
난관을 타개할 자체 동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체 동력을 소유한 모터보트형 인간은,
다년간 빈곤과 곤고, 그리고 환난이라는
역경과 역풍을 무릅쓰고 전진한 경험을 통해
강인한 정신력을 체득했기 때문에,
곤란에 직면해도 의연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역경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어쩌면
소설가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현 시대의 인류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인간상이자 표상으로
노인 '산티아고'를 전면에 내세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의 육체는
쇠잔과 쇠퇴의 운명을 거스를 길이 없지만,
불요불굴의 정신만은
나이와 무관하게 약동한다는 사실을
인류에게 전하고자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돛단배형 인간이 아니라
모터보트형 인간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역풍을 거스르는 일의 퇴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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