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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불견수 인불견풍
우불견성 오불견공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고,
사람은 바람을 보지 못하며,
미혹한 사람은 본성을 보지 못하고,
깨달은 사람은 허공을 보지 못한다.

여기에서
물고기, 사람, 미혹한 사람이
각각
물, 바람, 본성을 보지 못한다는 말은
일견 수긍이 간다.
무지가 야기하는 잘못된 인식이
목전에 편재하는 대상과 본성의 실상을
왜곡시킨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각자나 현인이
허공을 보지 못한다는 말은 난해하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숙고하고, 정려해 본다. 

앞의 세 가지가
그릇된 인식에 기반해
존재하는 대상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무지를 표현했다면,

마지막 네 번째는
바른 인식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혜롭게 통찰한 것은 아닐까 하는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결론에 불과하다.

현 수준에서는
명쾌한 해답을 내어 놓기가 쉽지 않겠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문제와 씨름하다 보면,
만족할 만한 답을 구할지도 모른다.

낮에는
배움으로 지식을 온축하고,
밤에는
비움으로 지식을 탈각해
지혜를 증득하는데 힘쓴다면,
부지불식간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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