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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한 권 읽고 나서,
교육이나 집필 자료로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 보니,
3,4페이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고전이나,
해당 분야의 대가들이 집필한
극소수의 책들을 제외하면,
아마도
사정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무수히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두 가지만 거론하자면,
집필 시에 사용한 자료의 양과 질,
숙성과 발효에 들인 시간의 총량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료의 양과 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 보자.
양질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질의 자료를 다량으로 읽지 않고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좋은 지적 생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피터 드러커 라고 불리는
윤석철 교수나,
한국 경제에 대한 폭과 깊이를 두루 갖춘
장하성, 장하준, 김상조 교수 등
소수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출간되는 경제 경영 분야의 책은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내용이 농밀하지 못하고, 빈약하며,
깊이도 그리 깊지 않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반면에,
지난 200년 동안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다룬,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나,

2,000페이지의 인터뷰,
6,000건의 논문 조사 등을 토대로 탄생한,
미국의 경영 사상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은

장기간에 걸친
방대한 자료 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한
탁월한 연구로,
해당 분야를 조망하고 고찰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양질의 자료를 다량으로 읽는 것이
지적 생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숙성과 발효 기간 역시 중요하다.
양질의 자료를 다량으로 분석, 연구하더라도,
마감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숙성과 발효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없다면,
자료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는 물론이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을
재정립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각종 생야채와 과일 위에 드레싱을 듬뿍뿌린
샐러드형 글을 양산해 내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의 바탕 위에,
저자의 독자적인 관점을 투영하는,
김치형 글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숙성과 발효 기간을 거쳐야만 한다.

양질의 자료를 다량으로 확보하고,
장기간에 걸쳐서 천천히 숙성 발효 시키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지적 생산은 할 수 없다.

샐러드형 지적 생산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김치형 지적 생산을 위해 정진할 것인가?

각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지만,
후자를 위해 노력하는 편이
한 인간의 지적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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