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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Writing) 명언

문장 잘라내기

Wimacademy 2017. 12. 9. 17:21




나는 낭비를 싫어한다.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말과 글을 낭비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아마도 이 습성은 
지난 십수 년간 
인도의 고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Sanskrit) 번역 훈련을 엄격하게 받으면서 생긴 것 같다. 
고작 한 문장을 번역하는 데 몇 시간, 심지어는 몇 일을 투자하고,
정확하지 않은 문장에 대해서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피드백을 받기를 십수 년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많은 비평가들이 소설가 헤밍웨이의 문체를
"불필요한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필요한 말은 빠진게 없다." 라는 말로 묘사하지만,
인도 철학자들의 문장은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스타일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건조하다. 
아마도 이것은 
현실 세계가 아닌 진리 세계를 표현하려는 그들의 의도와
산스크리트어 자체의 엄격한 문법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의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나의 꿈은 다른 사람들이 책 한권으로 할 말을 열 문장안에 끝내는 것이다."라는 말이
그들의 저서 집필 태도를 한 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학자 또는 직업적 저술가들의 경우에는
대개 교정쇄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페이지수와 행수를 맞추기 위해 잘라내기 작업을 수행한다. 
그들의 전체 작업의 절반이 원고의 문장을 잘라내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글쓰기에서 잘라내기 작업은 중요하다. 
대부분의 문장은 잘라내기를 통해 
정보의 양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문장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작업의 순서 
먼저 보충 작업을 하고 나서 잘라내기를 하는 순서로,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충 작업의 목적이 질적인 향상에 있는 데 반해
잘라내기의 목적은 양적인 삭감에 있기 때문에
먼저 보충 작업을 통해 가능한 질을 향상시켜 두고 나서
잘라내기를 통해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양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질의 수준을 저하시키지 않고 잘라내기를 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질적 향상이 추구될 여지가 발견되면 우선 그 작업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잘라내기 연습
자신의 글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하는 편이 좋다.
사람은 타인의 글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날카롭게 판단할 수 있지만
자신의 글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타인의 글로 잘라내기 연습을 할 때는
글에서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나 이유가 적절한지,
이를 실증하는 구체적인 예시는 어떤 것인지에 유의해야 한다. 

잘라내기 연습을 꾸준히 하면
글쓰기의 기초 능력인
패러프레이즈(paraphrase) 능력,
즉 글 속의 어구를 다른 말로 바꾸어서 알기 쉽게 풀이하는 능력과
요약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것은 향후 더 높은 수준의 글쓰기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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