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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고통은 시시때때로 엄습해 오며,
노화와 질병, 그리고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할머니.
94살의 할머니.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던 그 할머니가
이제는 더 이상 손자의 이름조차 부를 수 없을 만큼,
자신의 머리 무게에 짓눌려
더는 자력으로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기력이 쇠약해졌다.
손을 잡아 드리고,
다리를 주물러 드리기도 하고,
안아 드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생명의 모래시계는 간단없이 낙하해서
머지 않아 눈을 감은 채
깊은 잠에 빠지고 말 것이다.
나는 어떤가?
정오에 가까운 지금은
활력과 생기가 온 몸을 휘감고 있어서
냉기를 머금은 음산한 그림자의 존재를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고,
설령 눈치챘다 해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쇠잔하고 음울하며 흉물스럽기까지 한 잔영만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육체를 뒤덮을 것이다.
물론,
정오에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자정이 품은 암운은 아름답다.
다소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어느 누구도 그 고통을 원치 않지만,
결코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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