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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모님과 식사를 했다.
외식을 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등이 굽고 걸음걸이가 신통치 않은
여든 살이 넘은 것처럼 보이는
노파 한 분이
우리 옆에서 걸음을 멈췄다.
걸음걸음 마다 전해지는
육신의 고통이
찌푸린 표정에 역력히 드러나,
노파를 지켜보는 내게도
목전에 당도한 죽음의 공포가
생경하게 전율하고 있었다.
50년 후에 생존해 있다면,
필시 저런 모습을 하고 있겠구나.
수려한 외모도,
건장한 체격도,
탁월한 재능도,
무소불위의 권력이나
화수분 같은 재물도,
역사에 회자될 명예도,
화롯불 위에 놓인
한 점의 눈송이에 불과해,
구해도 얻지 못하고,
얻어도 이내 사멸해 처할 운명이라
공허한 심상만이 덩그러니 남을 것이다.
형상은 허망하고,
생명은 무상하며,
인생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 한정된 시간 마저
대부분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로
신음하는데 허비해야 하니,
홀로 침묵 속에 침잠해
묵상과 참회의 과정을 거쳐
개전하는 인간은
그야말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루의 2/3를
자신을 위해 갖지 않는 사람은 노예다. " 라는
철학자 니체의 말을 기준으로 하면,
현 시대는 노예를 양산하는 시대다.
매 찰나
죽음과 대면하고,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 길을
치열하게 모색해야 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 라는
임제 선사의 말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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