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자신의 탁월한 역량을 증명하는데 인생의 상당 부분을 허비한다면, 정작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명은 미처 완수하지 못한 채 사멸에 이르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게 된다. 세상, 사회, 그리고 대중은, 한 인간에게 지적, 정치적, 사회적 허영심을 부추겨 증명하는 인간이 될 것을 종용함으로써, 그들의 내심에 쉽사리 소거되지 않을 노예 낙인을 찍는다. 그 결과 다수의 사람들은 사회적 불도장의 가혹한 멍에로부터 탈각하지 못한 채, 궤탄한 최후일각에 직면하고 만다. 인간은 그 무엇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삶에는 비루하고, 비천하며, 부박하기까지 한 인격의 도랑 만이 형성될 뿐이다. 그저 소박하고, 담박한 내면의 진실을 위해, 사회와 대중이 제각한 낙인을 지우고 소요하기..
에서는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말한다. 사람의 진면목은 치세가 아닌 난세, 평상시가 아닌 유사시, 순경이 아닌 역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일 것이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불황이 닥치면 건전하고 강한 기업과 불건전하고 부실한 기업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만다. 호황기에는 편서풍의 도움을 받아 강을 가로지르던 돛단배와 자력으로 운행하는 모터보트를 전연 분간할 수 없지만, 불황기에는 진실의 눈을 가리던 암막과도 같은 편서풍은 사멸된 채, 돛단배와 모터보트만이 덩그러니 남아, 그 진위가 명명백백하게 가려진다. 거짓과 진실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펼칠 이유는 없다. 겨울이 되면 누가 돛단배고, 누가 모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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