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channel/UCzCJYr4wnU8M65fB4ulXaWg 분야를 막론하고 대가가 집필한 작품을 읽어 보면 두드러지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난해하고 심오한 사상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다듬어 평이한 언어와 문체로 표현해 낸다는 점이다. 우리가 보는 간결하고 명료한 글은 사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한 세부 공정을 거쳐 나오는 부산물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대가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고 나서 그 과정의 일부분을 유추할 수는 있다. 심오한 사상이 난해하기 그지 없는 언어로 표현 되었다면, 그 작품은 장인 정신이 결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가들은 대개 독자들이 작품의 이해에 쏟아붓는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기 ..
www.youtube.com/channel/UCzCJYr4wnU8M65fB4ulXaWg 부자는 옷차림이 남루해도 여유로움이 배어나오고, 빈자는 화려하게 치장해도 갈급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값비싼 포장지가 내용물의 가치를 극도로 격상시켜주지는 못하는 것처럼, 유려한 수사와 문체가 협소하고 빈약한 정신 세계를 풍성하고 심원하게 치장해주지는 못한다. 각고의 정진으로 광대무변하고 심오한 내면의 정신 세계를 구축해 두었다면, 그가 토해내는 모든 말과 글은 명연설과 명문이 될 것이다. 정신 세계가 본질이고, 말과 글은 말단에 불과할 뿐이다. 뿌리가 썩은 나무는 가지치기로 소생시킬 수 없는 것처럼, 비루한 정신 세계는 유려한 문체와 현란한 수사를 동원하더라도 끝내 고매한 말과 글에 이를 수 없다. 정신 세계가 먼..
www.youtube.com/channel/UCzCJYr4wnU8M65fB4ulXaWg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가득찰 때 마다 봉투를 들고 쓰레기 수거처로 달려가곤 가는데, 그때마다 남루한 차림의 거지가 초췌한 몰골을 하고서는 쓰레기 더미에서 연신 폐지를 건져 올리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능숙하던지 넋을 잃고 지긋이 응시하고 말았다. 거지는 쓰레기 더미에서 폐지를 건져올려 압축하는 기술로 인생을 연명해 간다. 말하자면 불필요한 쓰레기 더미는 버리고, 필요한 폐지만 남기는 큐레이션 능력이 거지의 생존 기술이다. 미국의 경제학 연구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바스카가 그의 저서 에서 말한, 현 시대의 필수 능력인 큐레이션 기술을, 거지는 생존을 위해 부지불식간에 습득한 것이다. 생각이 글쓰기에 미쳤다. 글쓰..
www.youtube.com/channel/UCzCJYr4wnU8M65fB4ulXaWg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게 인간의 본성이다. 용이한 것은 수용하고, 난해한 것은 배척하는 악습이 인간이라는 종 전체에 만연한 폐단이다. 문제는 편의성을 추구하는 인간 특유의 귀소 본능이 분야를 막론하고 실력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자명한 이치로부터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조심스레 추론해 볼 수 있다. 아스팔트와 같이 쉬운 길은 가짜일 확률이, 가시밭길 같이 어려운 길은 진짜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집을 그릴 때 대개 지붕부터 그린다. 실제 건축에서 지붕은 제일 나중에 축조되지만, 그들에게는 건축의 인과적 순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이에 비해, 어른들은 집..
www.youtube.com/channel/UCzCJYr4wnU8M65fB4ulXaWg 훌륭한 문단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문단 쓰기 연습을 위해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방법은 문단을 주제문(1문장), 요점(6문장), 결론(1문장)의 세 부분(8문장)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먼저 주제문 [문장 1]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요점 [문장 2~7]에서는 주제문을 설명하거나 증명하는 세 가지의 요점을 제시해야 합니다. 세 가지 요점의 구성은 요점이 지시하는 바를 설명한 후 이에 대한 예를 증명하거나 제시하는 것으로 모두 동일합니다. 요점 1 [문장 2~3] (1) 문장 2: 요점 1이 지시하는 바를 설명합니다. (2) 문장 3: 요점 ..
글쓰기의 역사를 살펴 보면 구술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구어 기반의 글쓰기 시대와 문자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문어 기반의 글쓰기 시대로 양분할 수 있다. 최초(最初)의 인쇄 기술자는 중국인들이었고, 최고(最古)의 인쇄술은 868년 중국의 칸수 지방에서 발간된 책이지만, 구어 기반의 글쓰기 시대가 종식되고 문어 기반의 글쓰기 시대가 도래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15세기 중반 독일 마인츠의 가난한 활자공인 요한 구텐 베르크(Johannes Gutenberg, 1397~1468)의 금속 활자의 발명 때문이다. 이후 550년 동안은 대부분의 글쓰기가 문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21세기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이메일, 보고서, 제안서, 웹사이트, 블로그, 휴대폰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
나는 낭비를 싫어한다.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말과 글을 낭비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아마도 이 습성은 지난 십수 년간 인도의 고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Sanskrit) 번역 훈련을 엄격하게 받으면서 생긴 것 같다. 고작 한 문장을 번역하는 데 몇 시간, 심지어는 몇 일을 투자하고, 정확하지 않은 문장에 대해서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피드백을 받기를 십수 년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많은 비평가들이 소설가 헤밍웨이의 문체를 "불필요한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필요한 말은 빠진게 없다." 라는 말로 묘사하지만, 인도 철학자들의 문장은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스타일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건조하다. 아마도 이것은 현실 세계가 아닌 진리 세계를 표현하려는 그들의 의도와 산스크리트어..
내가 십수 년간 알고 지내는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꿈이 시인이 되는 것인지, 소설가가 되는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여하튼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입버릇처럼 "시간이 나면 나도 글을 한 번 써 봐야지." 하면서도 정작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십수 년의 시간이 흘러 버리고 말았다. 그의 꿈은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도대체 왜 글을 쓰지 못할까? 나의 개인적인 질문을 보편적인 사람들의 범주로 확대해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다수의 사람들은 도대체 왜 글을 쓰지 못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목적 의식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최종 결과물..
글쓰기는 펜과 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저자와 독자가 행하는 일종의 의사 소통 작업이다. 저자와 독자는 모두 소통 행위자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저자가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어떤 것을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사람인 데 반해, 독자는 듣지 않고는 못 배기는 어떤 것을 저자로부터 전달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글쓰기의 유형을 자유 의지의 유무라는 기준으로 구분한다면, 써야만 하는 글과 쓰고 싶은 글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써야만 하는 글에는 고등학생의 대입 논술 시험, 대학생의 학기말 리포트, 대학원생의 학위 논문 작성, 직장인의 보고서와 기획서 작성 등이 있다. 반면에, 쓰고 싶은 글에는 일상의 생각을 담은 일기, 여행의 감상을 술회한 기행문, 인간사의 미추를 ..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표현이며, 현대의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생각하는 능력, 글 쓰는 능력, 말하는 능력은 비즈니스 기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의 90%가 보고, 회의, 영업, 협상,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기초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이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다면, 성장 가속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커뮤니케이션에 서툴다면, 성장 둔화로 인해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생각하는 능력, 글 쓰는 능력, 말하는 능력은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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