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낭비를 싫어한다.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말과 글을 낭비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아마도 이 습성은 지난 십수 년간 인도의 고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Sanskrit) 번역 훈련을 엄격하게 받으면서 생긴 것 같다. 고작 한 문장을 번역하는 데 몇 시간, 심지어는 몇 일을 투자하고, 정확하지 않은 문장에 대해서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피드백을 받기를 십수 년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많은 비평가들이 소설가 헤밍웨이의 문체를 "불필요한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필요한 말은 빠진게 없다." 라는 말로 묘사하지만, 인도 철학자들의 문장은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스타일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건조하다. 아마도 이것은 현실 세계가 아닌 진리 세계를 표현하려는 그들의 의도와 산스크리트어..
내가 십수 년간 알고 지내는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꿈이 시인이 되는 것인지, 소설가가 되는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여하튼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입버릇처럼 "시간이 나면 나도 글을 한 번 써 봐야지." 하면서도 정작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십수 년의 시간이 흘러 버리고 말았다. 그의 꿈은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도대체 왜 글을 쓰지 못할까? 나의 개인적인 질문을 보편적인 사람들의 범주로 확대해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다수의 사람들은 도대체 왜 글을 쓰지 못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목적 의식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최종 결과물..
글쓰기는 펜과 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저자와 독자가 행하는 일종의 의사 소통 작업이다. 저자와 독자는 모두 소통 행위자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저자가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어떤 것을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사람인 데 반해, 독자는 듣지 않고는 못 배기는 어떤 것을 저자로부터 전달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글쓰기의 유형을 자유 의지의 유무라는 기준으로 구분한다면, 써야만 하는 글과 쓰고 싶은 글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써야만 하는 글에는 고등학생의 대입 논술 시험, 대학생의 학기말 리포트, 대학원생의 학위 논문 작성, 직장인의 보고서와 기획서 작성 등이 있다. 반면에, 쓰고 싶은 글에는 일상의 생각을 담은 일기, 여행의 감상을 술회한 기행문, 인간사의 미추를 ..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표현이며, 현대의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생각하는 능력, 글 쓰는 능력, 말하는 능력은 비즈니스 기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의 90%가 보고, 회의, 영업, 협상,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기초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이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다면, 성장 가속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커뮤니케이션에 서툴다면, 성장 둔화로 인해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생각하는 능력, 글 쓰는 능력, 말하는 능력은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수많..
『정치와 영어(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1946)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6가지 글쓰기 원칙 1. 인쇄물에서 흔히 본 직유, 은유는 '절대' 쓰지 않는다. (Never use a metaphor, simile or other figure of speech which you are used to seeing in print.) 2.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Never use a long word where a short one will do.) 3. 빼도 상관없는 단어는 '반드시' 뺀다. (If it is possible to cut a word out, always cut it out.) 4. 능동태를 쓸 수..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미식가인 브리야 사바랭(Jean-Anthelme Brillat-Savarin, 1755~1826)은 『미식예찬』(원제는 미각의 생리학 Physiologie du goût)에서 "어떤 것을 먹고 있는가를 말해보게. 그럼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맞춰보겠네." 라고 말한다. 먹는 음식은 사람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척도일 뿐만 아니라, 성격과 성향을 추측할 수 있는 증표이기도 하다. 한편, 사바랭과 동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시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는 "당신이 어떤 책을 읽는지 말해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다." 라고 말한다. 읽는 책도 사람의 지적 수준을 반영하는 거울일 뿐만 아니라, 사상과 가치관을 판단하는 표징이 된..
국어사전에는 창조를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창조적 인물의 전형으로 꼽는 미술 분야의 피카소, 음악 분야의 베토벤, 문학 분야의 헤밍웨이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냈는가? 피카소는 전에 없던 새로운 '색'을 발명한 적이 없고, 베토벤은 전에 없던 새로운 '음계'를 발명한 적이 없으며, 헤밍웨이는 전에 없던 새로운 '단어'를 발명한 적이 없다. 하지만 피카소가 창조적이지 않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창조성은 기존의 색을 새롭게 조합한 방식에 있다. 베토벤이 독창적이지 않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없다. 그의 독창성은 기존의 7음계를 그만의 방식으로 사용한 것에 있다. 헤밍웨이가 창의적이지 않다고 힐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창의성은 26개의 영어 알파벳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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