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완전한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밀한 사람을 만든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독서가 완전한 사람을 만든다는 그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토론이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는데 도움을 주고, 글쓰기가 생각을 정밀하게 다듬는데 기여한다는 말에는 깊이 공감한다. 독서나 토론,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우리가 단련하는 것은 비단 기술 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 처해도 항상 침착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데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인간도 자연스레 단련되는 것이다.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한 선배 한 분이 박사 학위를 취득하자 마자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간지 2년이 지났다. 오랜만에 메시지를 통해 대화를 나누던 도중 선배가 이런 말을 한다. “여기 살아보니 도대체 여기가 왜 선진국인지 모르겠어. 그런데 말이야. 뉴스를 보면 좀처럼 황당무계한 사건이 보도되는 일이 없어. 그래서 선진국인가 싶기도 해.” 대화를 마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행복이 커다란 기쁨이 있는 상태가 아니라 고통과 번민이 없는 상태인 것처럼, 선진국도 풍요로움이 일상을 뒤덮는 국가가 아니라 삶에 필요한 물질을 일정 부분 충족시키면서, 법과 원칙이 적법절차에 따라 행해지는 지극히 합리적인 국가가 아닐까? 오스트리아 태생의 미국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잘 돌아가는 공장은 조용하다.” ..
어떻게 하면 과거에 쌓았던 지식과 어제 품었던 생각을 버릴 수 있을까? 과거의 지식은 대부분 현재에 무용하고, 어제의 생각도 이 순간에는 부적합하다. 버리고 비우지 못하면 인간은 정체와 답보 상태에서 부지불식간에 썩어버리고 만다. 유통기한이 지난 지식은 편협한 생각을 낳고, 협소한 인식은 다시 고루한 인간을 양산한다. 혈액이 순환하지 않으면 육체가 병들고, 생각이 순환하지 않으면 마음이 병든다. 내일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고자 한다면 어제와는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콩나물을 다듬으라고 시켰는데, 빨리 끝내려는 욕심에 한 움큼씩 쥐고 한 번에 따 버린 적이 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버지께서 한 말씀하셨다. “마음을 다듬으라고 했는데, 콩나물만 다듬고 있네.” 일을 할 때는 일의 성취가 아니라, 그 일을 통해 마음을 단련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일의 진척 속도는 다소간 더딜지도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배워야 할 많은 덕목들을 배울 수 있다. 그 덕목을 체화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본질과 피상을 간파하고, 본질에 집중하면, 기량의 향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괴테의 , 무대에서의 서연에서 시인이 읊조리는 한 구절에서 마음이 멈춰선다, “찬란하게 빛나는 건 순간을 위해 생겨난 것이지만, 참된 건 후세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는 법이랍니다.” 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손수 만든 무언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에 달린 것은 아닐까? 베스트 셀러는 몇 개월을 못 가고, 스테디 셀러는 10년을 넘기 어렵고, 50년을 넘기면 고전의 지위를 획득하고, 수 천년을 견디면 비로소 경전의 반열에 오르는 것. 생전에는 한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결코 빛바래지 않을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일뿐. 물론 그 마저도 영원하지는 않을테지만.
아무리 탁월한 업적을 쌓아도, 행적이 난잡하면, 신뢰할 수 없는 인간의 부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기껏 종에 지나지 않던 업적이 주인 행세를 하고, 주인이던 행적이 부지불식간에 종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서구식 가치관을 무분별하게 유입하고, 컨베이어 시스템 인간을 대량 양산하는 미국 공립 교육과 신민을 양성하는 일본식 교육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가치전도 현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던 주인은 집을 나가고, 그 자리를 꿰찬 종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니, 세상이 이리 시끄러울 수밖에. 조나단 스위프트가 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간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라고 말한 것도 그리 심한 말은 아닐 것이다. 두 가지 공적 가운데 업적이 행적을 이기는 세..
인생은 낙화나 낙과에 비유할 수 있다. 꽃이 지거나 열매가 떨어지는 과정과 결과를 유심히 살펴 보면, 꽃과 나무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낙화나 낙과로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생장을 촉진시키는 이타적인 식물이 있는 반면에, 죽어서 악취를 풍기고, 해를 입히는 이기적인 식물도 있다. 한 달 전에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의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가 생을 마감했다. 세계에서 8번째 거부였던 그의 죽음에 대해 스웨덴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했을까? 스웨덴의 언론을 통해 보도된 시민들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였고, 3가지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 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첫 번째는 잉바르 캄프라드가 그의 나이 16살 때, 나치에 가담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다. 두 번째는 막대한 세금을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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