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 라는 대작을 집필한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은 글쓰기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글을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생각하는 습관에 익숙하지 못했고, 창작의 기술에 능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책을 쓸 결심을 했다." 기번의 이 말은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3가지 성공 비결과 그 궤를 같이한다. 마쓰시타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늘로부터 3가지 은혜를 받았다. 가난한 것, 허약한 것, 못배운 것이 그것이다. 가난했기에 부지런히 일했고, 허약했기에 틈틈이 건강을 돌봐 90세가 넘도록 살아 있고, 못배웠기에 늘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했으니 이것이 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에드워드 기번..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19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아일랜드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언어와 논리의 견지에서 보면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만 하는 것도 아닐테고, 비이성적인 인간이라고 해서 세상을 자신에 맞추기만 할리도 만무하다. 한 인간 안에는 이성과 비이성이 혼재해 있고, 양자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약간의 우위를 점할 뿐,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지배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불어 이성과 비이성은 한 인간의 성향에 따라 발..
인생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순간과 육지에 정박하는 순간이 있다. 훌륭한 항해사는 출항 전에 먼저 정박을 고려할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바다에 머물 것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왕복할 것인지, 어떻게 부수적인 준비를 할 것인지에 대해 사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생을 먼 발치서 관망하면, 정박 준비를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 같다. 승선 전에 하선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평생을 바다 위에서 부유하거나 표류하고 만다. 일과 휴식의 경계, 채움과 비움의 구별, 밤과 낮의 분간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철저하게 소모되고, 방전되며, 고갈되다 이윽고 사멸에 다다르고 만다. 가련하고, 음울하며, 애잔하기까지 하다. 세계 정복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던 알렉산..
우리는 흑판 시대에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은 새로 부임한 여 선생님이셨는데,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조는 학생들을 향해 "look at the blackboard" 라고 말씀하시곤 했고, 그 덕택에 칠판이 영어로 blackboard 라는 사실을 난생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흑판에는 대개 백묵, 즉 흰색 분필을 사용했다. 검은 색(사실은 검푸른 녹색에 더 가깝다) 칠판에 흰색 분필을 사용하면, 명도의 대비를 통해 글씨가 선명하게 부각되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상황이 다소 달라진 것 같다. 화이트 보드에 검정색 보드마카를 사용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를 써도, 역시나 명암은 뚜렷하게 대비가 되어, 문자를 인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욕실에서 양치질을 하다 ..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히라이 쇼슈의 《좌선을 권하다》 라는 책의 한 부분인 을 읽는 도중에, 갑자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나로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어린 시절에 구슬치기 놀이를 하던 장면을 상기했다. 그러다 기억은 이내 또 다른 기억으로 전이했는데, 다름이 아니라, 책상 위에 올려 놓았던 쇠구슬이 제멋대로 낙하해 바닥에 있던 나무에 떨어져 나무의 한 쪽 끝부분이 움푹 파이고 말았던, 아찔했던 장면이었다. 높은 곳에 있는 쇠구슬이 낮은 곳에 있는 나무 위로 떨어지면, 나무가 움푹 파인다. 도대체 왜 그럴까? 나는 과학자가 아니니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이야기를 늘어 놓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관찰을 토대로 한 직관을 언어로 번역해 보자면, 나무가 쇠구슬을 받아들일 정도로 유연하지..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애증의 감정을 응고해 둔 채, 타자의 시선으로 그저 응망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격렬하게 분투 정진하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우선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흰색 가운을 걸치고, 현미경과 망원경이라는 합리성을 무기 삼아, 세상에 기여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은 정치인이 국회에서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법에서 기인하는 권력이라는 의지를 바탕으로, 중대 현안을 결정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소설가와 철학자가 작업실과 연구실에서 다소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지식과 지성을 탁마하는 과정을 목도한다. 마지막으로 종교인이 사찰과 사원, 교회에서 가사와 장삼, 사제복 등을 걸치고, 신도와 신자들 앞에서 믿음을 강조하는 광경을 본다. 과학자는 합리성으로, 정치인은 의지로, 소설가와 철학..
타인에게 자신의 탁월한 역량을 증명하는데 인생의 상당 부분을 허비한다면, 정작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명은 미처 완수하지 못한 채 사멸에 이르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게 된다. 세상, 사회, 그리고 대중은, 한 인간에게 지적, 정치적, 사회적 허영심을 부추겨 증명하는 인간이 될 것을 종용함으로써, 그들의 내심에 쉽사리 소거되지 않을 노예 낙인을 찍는다. 그 결과 다수의 사람들은 사회적 불도장의 가혹한 멍에로부터 탈각하지 못한 채, 궤탄한 최후일각에 직면하고 만다. 인간은 그 무엇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삶에는 비루하고, 비천하며, 부박하기까지 한 인격의 도랑 만이 형성될 뿐이다. 그저 소박하고, 담박한 내면의 진실을 위해, 사회와 대중이 제각한 낙인을 지우고 소요하기..
에서는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말한다. 사람의 진면목은 치세가 아닌 난세, 평상시가 아닌 유사시, 순경이 아닌 역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일 것이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불황이 닥치면 건전하고 강한 기업과 불건전하고 부실한 기업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만다. 호황기에는 편서풍의 도움을 받아 강을 가로지르던 돛단배와 자력으로 운행하는 모터보트를 전연 분간할 수 없지만, 불황기에는 진실의 눈을 가리던 암막과도 같은 편서풍은 사멸된 채, 돛단배와 모터보트만이 덩그러니 남아, 그 진위가 명명백백하게 가려진다. 거짓과 진실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펼칠 이유는 없다. 겨울이 되면 누가 돛단배고, 누가 모터보..
나는 꽃길 보다는 가시밭길이 좋다. 물론 꽃길이 편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버스나 지하철에 승차해 목적지까지 여유롭게 갈 수 있지 않은가. 때론 창 밖에 보이는 풍광들을 보며 때론 음악을 감상하며 때론 세상을 관조하며 느긋함을 만끽할 수도 있다. 하지만 꽃길의 안온한 단상에만 젖어 있으면 배우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한 여름에 그을릴 일도 한 겨울에 칼 바람을 맞을 일도 없을 것이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고생 없이 무탈하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성장할 기회를 박탈 당한다는 말이 아닌가. 지금은 고인이 된 내가 존경하는 한 철학자는 살아 생전에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의 두 갈래 길이 있으면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하도록 하거라. 그 길이 옳은 길일 가능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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